19 February 2026
Punch-Drunk Dream
leeminguo
꿈때문에,
꿈을 가졌던 이유와
꿈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때문에,
정신이 혼미하고 낡고 지쳐버렸을 때
그 모든 펀치를 얻어맞은 채로 그저 버티고 있을 때
나의 애인 동이와 미루고 미루던 영화 <Punch-Drunk Love>를 봤다.



There's no exit
그 어디에도 출구는 없는데 출구를 찾아 혼신을 다해 뛰어 다니는 마음은 panic 과 닮았다. 그래서인지 복잡한 출구들이 나오는 장면을 볼 땐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는 사랑의 탈출구로의 뜀박질로 느껴졌지만❤️)



배리의 슈퍼마켓 씬.
색감과 카메라 무빙과 분위기, 배리의 표정을 보면서
Radiohead의 <Fake Plastic trees> 뮤직비디오가 떠올랐다.
대학생 때 어두운 방 안에서 가만히 듣고 봤던 뮤직비디오.



옛날 뮤직비디오 밑에 댓글창을 보면 재밌는 게, 전세계 사람들이 이 노래에 관련한 자신의 사연들을 일기장처럼 쓰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 아래에 달린 댓글 중에 가장 웃기고 좋아서 기억에 남는 건, (정확하진 않지만)
"사춘기가 온 나의 딸이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아 걱정했는데, 방 너머로 이 노래(fake plastic trees)가 나오고 있어 안심했다"
는 어떤 아버지의 댓글. 😂
이 노래에 몸과 마음을 완전히 싣고
'나는 그저..
저렇게 노래하고 싶다.
사람의 얼굴과 표정과 말에 마음을 실어 보여주고 싶다.'
라는 꿈을 꿨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봤다.
이런 게 내가 영화를 보는 이유였지.. 정말 사랑스러운 로맨스 영화야. 동이와 함께 봐서 더 좋았다.
🥊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이도 저도 아니게,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함의 끝에 서서 나의 Punch-Drunk 를 돌아봤다.
(*punch drunk는 복싱 용어로 머리에 반복 타격을 받아 비틀거리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radiohead 노래를 오랜만에 들으면서 아주 처음의 나의 꿈을 떠올렸다.
그래서, 정말 순수한 그 마음만을 기억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당장은 볼품 없더라도, 계속 만들어보고자 한다.
나에겐 마음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소중하다.
그런 마음을 담은 짧은 애니메이션들로, 글과 그림으로 찾아뵐게요!!!!!!!
Punch-Drunk Dream의 출구로 여기에 선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