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February 2026
January Joy
sura
1월의 즐거움
오랜만에 학교에 갔다.
미국의 다른 절반이 눈보라에 쌓여있는 동안 이미 봄이 와버린 socal. 꽃이 피기 시작한 캠퍼스는 5년 내내 봐도 질리지 않는다. 매번 집을 나서면서 또 집으로 돌아오면서 여기가 천국인가 한다. 황량한 대학원생의 삶에 이런 생활 환경을 선물하신 조경사 선생님들께 감사.



또 하나의 멋진 공간, Huntington Beach Public Library.
들어서는 순간 또 ‘천국인가’ 외쳐버렸다. 서가 사이사이에 음지 식물들이 자라고 도서관 한가운데는 폭포가, 열람실은 거대한 고무나무가 품고 있는 도서관을 본 적이 있는가.. 어바인 온 첫 해에 차가 생기면 꼭 가봐야지 하고선 한동안 까맣게 잊었다가, 친구 덕에 졸업 전에 와볼 수 있었다. 왜 이제야왔나 아쉬운 마음도 아까워서 이제라도 와서 다행이다 하면서 논문을 썼다. 막 생각도 잘 되는 것 같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고.. 식물이 많은 도서관이 아니라 서가가 있는 숲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연출이 절묘하다. 멋진 공공 공간을 보면 기꺼이 여기에 투자하기로 한 공공 기관과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우연히 미친 맛의 파스타를 요리해내다.
어느 날 마땅한 재료가 없어 대충 있는 재료를 때려넣고 만든 파스타에서 미미를 느껴버렸다. 까먹을 새라 급히 노트를 꺼내 대강의 레시피를 기록했다. 최선을 다해서 복기했더니 나중에 맛 구현에 성공했다. 킥은 마늘 아주 많이, 고트 치즈 덩어리로 넣기, 그리고 청정원 채소액 한 스푼으로 간하기. 청정원 채소액은 미친 놈이다. 감칠맛 마스터. 추천해주신 건화 아버님께 감사. 아 꼭 저 꼬부랑 파스타 면에다 해야 된다. 각 부분의 두께가 달라서 어떤 부분은 낭창하고 어떤 부분은 꼬득한데 오일 파스타랑 궁합이 최고다. 여기에 새우를 추가해도 좋고, 없어도 그대로 일품이다.


세포라에서 찾은 찰떡 립.
작년에 한국에서 사온 립 제품들은 죄다 겨울색 매트립이라 봄 날씨 맨 얼굴에 바르기 애매했다. 마침 여유가 생긴 주말에 혼자 세포라에 가서 한 시간 동안 입술이며 손등이며 착색으로 지칠 때까지 테스트를 해보고 찾은 두 제품. 1. Dior Addit Lip Maximizer - Shimmer Macadamia 2. Rare Beauty Stay Vulnerable Glossy Lip Balm - Nearly Mauve.


디올 제품은 예전에 발라보고 위시리스트에 있었는데, 세포라 조명 아래에서는 영 긴가민가한 색이라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대만족. 손등 발색은 애매하게 웜한 컬러로 보이는데 내 입술에 올리면 입술 색이 살짝 비쳐보이면서 아주 살짝 핑크가 도는 누드 글로스가 된다. 반짝이가 들어있는데 그것도 과하지 않고 포인트가 된다. 그러나 가장 만족스러운 건 적당한 플럼핑 효과. 입술이 커지는 걸 원했던 건 아니고, 집중하면 입술을 아주 멍들게 씹는 버릇이 있는데 플럼핑 성분의 화한 느낌이 입술 씹는 걸 방지해준다. 솔직히 이 효과만으로도 내겐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레어뷰티 제품도 비슷한 측면에서 아주 만족. 이름에도 써있듯이 주 기능은 립밤인데, 립오일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 만큼 발색도 예쁘다는 것이 기특한 점. 그러면서도 계속 주기적으로 덧발랐을 때 진해지지 않을 만큼 가벼운 지속력인 것도 맘에 든다. 무엇보다, 립밤 기능에 충실. 바르자마자 입술이 편안해진다. 크림이나 밤 형 립밤들보다 지속력은 살짝 약해도 발림성이나 착용(?)감이 압도적으로 좋다.
1월 31일
매일 졸업과 취업 준비로 할 일이 물 밀듯 밀려들지만 다리에 힘 꽉 주고 어떻게든 일상에 즐겁고 아름다운 것들을 우겨넣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머지않아 물살에 몸을 완전히 실어야하겠다는 것은 이미 감각하고 있지만, 일단 새해 첫 달은 이렇게 버텨냈다.